집콕 취미 추천, 혼자서도 충분히 행복했던 시간에 대해서 공유합니다.
주말이면 꼭 외출해야만 하루를 제대로 보낸 것 같았다. 사람이 붐비는 카페, 쇼핑몰, 영화관이 일상의 일부였고, 그 안에서야 비로소 마음이 풀리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상황이 달라졌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답답함이 밀려왔고, 처음엔 그 고요함이 낯설기만 했다. 그러다 문득, 그 시간 속에서도 평온함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멈춰야만 들리는 소리가 있었고, 멈춰야만 보이는 감정이 있었다.
나만의 공간에서 시작된 작은 취미
하루는 아이들이 숙제를 하고, 아내가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던 저녁이었다. 나는 거실 구석에 앉아 무심코 종이를 꺼냈다. 그냥 낙서를 하듯 선을 긋기 시작했는데, 손끝에서 잊고 있던 감정이 되살아났다. 학생 시절, 공책 한 구석에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던 그 시절처럼.
조용히 연필을 움직이자 마음이 차분해졌다. 어지럽던 생각들이 차례로 정리되고, 복잡했던 하루가 천천히 풀려갔다. 밖에서 얻는 활력보다 조용한 공간에서의 집중이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이후로는 매일 저녁, 10분이라도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만들었다. 그 몇 분의 몰입이 하루의 피로를 덜어주었고, 머릿속을 새하얗게 비워주는 시간이 되었다.
한국예술치료학회에 따르면 미술 같은 창의적 활동은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그림을 그리며 내 안의 소란이 잦아드는 순간, 나는 진심으로 평화를 느꼈다.
가족과 함께 나눈 취미의 온기
어느 날, 조용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큰딸이 다가와 내 옆에 앉았다. 색연필을 고르고 나를 따라 선을 그리더니 웃으며 자랑하듯 종이를 내밀었다. 그 순간, 나의 작은 취미가 가족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둘째는 옆에서 블록을 쌓으며 그림을 구경했고, 막내는 종이에 하트를 그리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 소리들이 모여 집 안이 따뜻하게 물들었다. 아무 말 없이 함께 있는 시간, 그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깨달았다.
요즘은 함께 퍼즐을 맞추거나 작은 공예품을 만들기도 한다. 완성된 결과물보다 과정에서 느끼는 웃음이 더 소중하다. 아이들의 집중하는 표정, 아내의 미소, 그 모든 순간이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한국심리학회 연구에서도 가족이 함께하는 취미 활동이 정서적 유대감과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리 가족의 변화가 그걸 증명했다. 대화가 늘었고, 서로의 하루를 묻는 시간이 자연스러워졌다. 밖에서 찾던 행복이 사실 집 안에 있었다는 걸, 그때 비로소 알게 됐다.
혼자만의 시간에서 배운 마음의 여유
아이들이 잠들고 난 뒤, 조명을 줄이고 혼자 이어폰을 꽂은 채 앉아 있는 시간. 음악이 천천히 흐르고, 그 위로 내 하루가 스쳐간다. 그때 나는 내 안의 소리를 듣는다. 오늘은 잘 버텼다고, 충분히 괜찮았다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일기를 쓰기도 한다. 손끝으로 그날의 감정을 흘려보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보건복지부 산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감정을 기록하는 습관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그렇게 해보니, 내 안의 불안이 조금씩 사라졌다.
처음엔 혼자 있는 시간이 어색했지만 이제는 그 고요함이 나를 회복시킨다. 행복이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그림 한 장, 음악 한 곡, 따뜻한 조명 아래의 평화처럼 아주 사소한 순간들에 숨어 있다는 걸 배웠다.
결론
예전엔 집에만 있으면 세상이 멀어진 기분이었지만 지금은 그 안에서 세상을 더 넓게 느낀다. 내 마음이 평온해야 가족에게도 따뜻해질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삶이 바쁘고 마음이 지칠 때,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게 비록 혼자 있는 시간일지라도 그 안에는 충분한 온기가 있다.
당신은 요즘 자신을 위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소란한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보면, 의외로 마음이 원하는 답이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